고양이는 보통 무심하고 쿨한 성격의 동물로 여겨진다. 반려인을 향해 친근감과 충성심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개에 비해, 고양이는 도도하고 새침해 오래 같이 산 사람에게조차 냉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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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구 결과 고양이는 거의 300가지에 가까운 표정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브리터니 플로르키에비치 미국 라이언대 심리학과 조교수와 로런 스콧 캔자스의대 연구원은 약 1년간 고양이 50여마리의 표정을 분석해 이같이 결론 내리고 연구 결과를 학술지 ‘행동 과정'(Behavioural Processes) 최신 호에 발표했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며 침팬지 등 영장류의 표정을 분석하다 고양이 표정을 연구하게 됐다.

연구팀은 한 동물구조단체가 LA에서 운영하는 보호소 겸 캣카페를 2021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주1회 꼴로 방문해 고양이들의 모습을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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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고양이들이 입양처를 기다리며 머무는 이 캣카페는 널찍한 실내공간과 테라스에 사료와 물, 화장실, 발톱 긁기용 기둥, 장난감, 높이 올라가 쉴 수 있는 선반 등을 갖추고 있었다.

표정 연구 대상이 된 고양이는 모두 53마리다. 연구팀은 캣카페 안을 자유로이 다니는 고양이들의 상호작용을 약 150시간에 걸쳐 촬영했다.

이후 4개월 동안 영상을 분석해 고양이들이 어떻게 귀를 움직이고 코를 찡그리며, 입술을 벌리는지 표정 하나하나를 기록하고 어떤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지 살폈다.

분석 결과 고양이들이 보여준 표정은 276가지에 달했다. 이 가운데 친근감을 나타내는 표정이 46%였고 공격적이거나 비우호적인 표정은 37%였다. 나머지 17%는 어느 쪽인지 모호한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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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은 행복하거나 즐거울 때면 귀를 앞으로 세우고 수염을 펼쳤으며 때로는 눈을 감기도 했다.

이런 표정은 주로 고양이들이 서로의 털을 핥아줄 때나 같이 휴식을 취할 때, 서로의 냄새를 맡고 뒹굴며 놀이할 때 나타났다.

다른 고양이들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귀를 등 쪽으로 납작하게 붙이고, 입술을 핥으며, 동공을 수축시켰다.

고양이들은 서로 물거나 도망칠 때, 으르렁거릴 때, 쉭 소리를 낼 때, 발톱을 긁을 때, 노려보거나 서로 치고받을 때 이런 표정을 했다.

또 입 벌리기, 턱 내리기, 코 찡그리기, 눈 깜빡이기 등은 친근한 표정과 공격적 표정 모두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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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르키에비치 교수는 “고양이들의 의사소통은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거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 개만 키워봤다는 그는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고양이에 매료돼 지난해 한 마리를 입양하면서 ‘집사’가 됐다.

최근에는 한 마리를 더 입양하는 과정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됐다면서 고양이들의 표정을 읽고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제작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플로르키에비치 교수는 “나도 이전까지는 고양이들이 냉담하고 개보다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상당한 깨우침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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