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화재 현장에서 섬뜩하게 웃는 사진이 찍히는 바람에 ‘재앙의 소녀’라고 불리며 온갖 밈(meme, 우리말의 ‘짤’에 해당)을 탄생시킨 한 미국 여성이 원본 사진을 팔아 약 5억여 원을 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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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재앙의 소녀’ 원본 사진이 온라인 경매에서 180이더에 낙찰됐다.

이더는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단위로, 180이더는 현금으로 환산하면 약 47만3000달러(한화 약 5억2600만 원)이다. 구매자는 두바이의 한 음악제작사 최고경영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진을 찍은 사람은 소녀의 아버지 데이브 로스. 2005년 아마추어 사진가였던 그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주택가 화재 현장에서 4살 난 딸 조가 미묘한 웃음을 짓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Dave R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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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범인은 바로 나’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진 속 조는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해당 화재는 건물을 제거하기 위해 소방서 통제하에 일부러 불을 낸 상황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이 사진은 2007년 한 사진 콘테스트에서 수상한 뒤 대중에 알려졌다. 사람들은 배경과 어울리지 않는 소녀의 오묘한 표정이 재밌다며 각종 재난 현장 사진에 합성해 수많은 짤을 만들어냈다.

이미 온라인상에 수없이 사진을 경매에 부칠 수 있었던 것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덕분.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윳값을 부여해 해당 콘텐츠가 원본임을 인증해주는 일종의 ‘원본 증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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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주인공인 조도 원본 사진에 대한 독점적 사용권이나 저작권 등을 경매에 내놓은 게 아니라 원본 사진 파일과 이것이 원본임을 증명할 수 있는 NFT를 판매했다.

©Dave Roth

조는 아직 가상화폐를 현금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 재학중인 조는 “이번 경매에서 번 돈으로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자선사업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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